사랑 받은 사람이 사랑 할 줄 안다.
2006년, 명품 시장이 고성장할 때였다.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기업 버버리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된 안젤라 아렌츠는
첫 전략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날은 습하고 안개 낀 영국의 전형적인 날이었지만,
그 누구도 버버리의 대표 아이템인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들의 옷장에 버버리 트렌치코트가
걸려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웠다.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직원들조차
외면하는 옷이라면 정가 그대로 구입할 소비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기업은 자사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촉각을 세우지만, 경영의 성패를 알려주는
징후는 내부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2011년 넷플릭스의 CEO 헤이스팅스는 시기상조라는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DVD 사업 분리와
서비스 요금 인상을 강행했다.
그 과정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사업 기반을 다져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우수한 동료들이 버림받았다는 반감이 증폭했다.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알리고 공감을 얻어내야 하는
최우선 고객은 내부에 있다.
하지만 실제 직원을 주요 고객으로 인식하고
내부 마케팅을 중시하며 투자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내부 마케팅의 목표는 기업 비전,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내부 고객의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외부 고객과 강력한 결속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다.
2009년 위기에 처했던 스타벅스가 7000개가
넘는 매장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14만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벌였던
트레이닝 이벤트는 바리스타가 중심이 돼
브랜드를 구축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내부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이곳은 직원을 교육하는 장소가 아닌
내부 고객에게 브랜드를 파는 공간으로 정의된다.
스타벅스는 광고에 투자하느니
직원들이 브랜드 전도사가 되도록
하는 데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자녀, 가족으로부터
존경받는 가장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듯
내부 직원들의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되는 제품,
브랜드만이 시장에서 사랑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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